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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2026년, 3년 차 개발자의 상반기 회고 (feat. wiiee)

by Rogan_Kim 2026.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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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 "할 수 있는 것은 많아졌지만, 만들어낸 것은 선명하지 않았던 상반기" 였다.

 

 

1.  개발은 빨라졌지만, 무엇을 만들지는 더 어려워졌다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움을 겪은 일은 없었다. 아무래도 서비스 사용자와 직접 부딪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AI를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에도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했다. 바이브 코딩을 통해 식물 앱 ‘모두의 식물’, 길 찾기 게임 ‘길막의 달인’, 보드게임 ‘십이지크라운’까지 총 3개의 앱을 출시했다.

처음에는 AI가 만들어낸 디자인을 원하는 수준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화면과 기능을 작은 컴포넌트 단위로 나누어 작업하면서 점차 해결할 수 있었다. AI를 잘 활용하는 것도 결국 문제를 얼마나 명확하게 나누고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배웠다.

새로운 플랫폼인 앱인토스를 통한 배포도 경험했다. 다만 앱인토스의 장점에는 끝까지 완전히 공감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선임 개발자와 의견이 달랐던 적도 있었다. 이미 앱 개발과 배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필요성을 낮게 평가한 것은 아닐까 고민하기도 했다. 결국 당시에는 내 판단을 앞세우기보다 새로운 방식을 경험하고 배우는 데 의미를 두었다.

AI를 활용하면서 MVP 개발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간단한 MVP라면 일주일, 길어도 2주 안에 구현할 수 있게 되었고, 상반기 내내 여러 신사업의 PoC를 만들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개발 밖으로 넓어졌다. 무엇을 구현할 수 있는지보다 누가 사용할지, 왜 사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알릴지를 더 많이 고민하게 됐다. 기획과 마케팅, 사용자 관점의 중요성을 이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느꼈다.

돌이켜보면 상반기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빠르게 만드는 능력은 생겼지만, 무엇을 만들어야 실제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결과를 남길 수 있는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였다.

 

 

 

2.  기술 스택의 경계에서 벗어나다

바이브 코딩에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특정 기술 스택에 크게 얽매이지 않게 되었다. Flutter를 중심으로 개발해 왔지만, 필요에 따라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풀스택 개발을 경험했다.

빠르게 MVP를 구현하기 위해 Firebase와 Supabase 같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인증이나 데이터베이스, 서버 구축에 드는 시간을 줄이면서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 형태로 만드는 속도도 빨라졌다.

개발에 필요한 수고가 줄어들자 관심은 자연스럽게 개발 이후로 향했다. 이제는 ‘구현할 수 있는가’보다 ‘어떻게 사용자를 모을 것인가’, ‘어떤 광고와 마케팅 수단이 효과적인가’, ‘이 서비스가 실제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더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기술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새로운 기술을 많이 배운 것이 아니라, 기술을 목적이 아닌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었다.

 

 

3. 잘한 것과 아쉬운 것

신사업 PoC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체화하고, 실제로 동작하는 결과물까지 발전시킨 점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게임 개발에도 도전했고, 직접 출시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반면, 빠르게 여러 결과물을 만들어냈지만 하나의 프로덕트에 충분히 몰입하고 오래 다듬지는 못했다. 처음에는 AI를 활용해 비교적 쉽게 구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AI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하나의 프로덕트를 오래 고민하고 사용자와 부딪치며 개선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에 더 가까웠다.

아이디어를 구현한 뒤 곧바로 다음 PoC로 넘어가면서 사용자의 반응을 살피거나 제품을 깊이 개선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만드는 데 필요한 수고가 줄어든 만큼, 결과물에 나만의 고민과 경험을 충분히 쌓지 못했던 것 같다.

 

하반기에도 여러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현하고 검증하는 과정은 비슷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결과물을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중 가능성이 보이는 프로덕트에는 조금 더 오래 머물며 사용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꾸준히 개선해 보고 싶다. 빠르게 만드는 능력을 넘어, 만든 것을 끝까지 책임지고 성장시키는 경험을 쌓는 것이 하반기의 목표다.

 

 

4. 하반기 방향

하반기에는 Android Native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Kotlin과 Jetpack Compose를 꾸준히 학습할 계획이다. 단순히 문법과 화면 구현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Flutter 앱을 네이티브 앱으로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업무의 방향은 내가 결정할 수 없지만, 어떤 경험에서도 무엇을 배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를 활용해 빠르게 만드는 능력은 계속 발전시키되, 결과물을 쉽게 여기지 않고 코드와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내가 지고 싶다.

또한 많은 것을 만드는 데만 만족하지 않고, 가능성이 보이는 프로덕트에는 조금 더 오래 머물며 사용자의 반응과 운영 과정을 경험해 보고 싶다. 하반기에는 개발의 속도뿐만 아니라, 개발자로서의 깊이와 책임감을 함께 쌓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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